도봉산 가는 길. 우이동 계곡
도봉산 가는 길. 우이동 계곡

하늘이 몹시도 맑고 푸르른 일요일. 도봉산으로 갔습니다. 미주 트레킹의 오랜 고객으로 내년에는 남미 페루 잉카와 산타크루즈 트레킹을 함께 할 산동무 사당동 팀들과 동행을 했습니다. 지하철 타고 만나서 버스로 우이동 종점으로 향합니다. 날씨가 온화하고 청명해서 그런지 차안 가득 등산객들로 차고 넘칩니다.

형형색색의 차림이 그야말로 총천연색으로 우리 민족만이 품고있는 정열의 표증입니다. 용화사로 올라 육모정 고개넘고 영봉을 찍은뒤 하루재로 해서 옛길로 하산하는 7킬로미터의 단촐한 코스. 어르신 코스(Silver course)라고 빈정댑니다. 김장철인데다 결혼 시즌이라 두어달 산타기를 걸러서 몸이 무겁다는 아지매들의 간곡한(?) 호소에 그리하였답니다. 인생도 한번씩 쉼표를 찍어줄 필요도 있는 법.

뒷짐지고 너울너울 춤을 추듯 산길을 갑니다. 지난번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음지에는 제법 그럴싸한 풍광을 만들어내고 발길에 밟히는 마른 낙엽 소리가 참 좋습니다. 암자에 들어 약수 한잔 들이키니 북한산군 정기가 내안에 흡입되는 듯. 축복의 아침나절 입니다.

육모정 고개에 올라 한숨고르고 영봉으로 향하는 능선길. 북향으로 아름다운 산군의 암봉들이 하나둘 솟아오릅니다. 수묵화 처럼 그려지는 산정들이 참 아늑하고도 예쁜 우리네 산하입니다. 영봉에 오르니 단체로 산행나온 산사람들이 가득 한데 저마다 정성으로 싸온 음식들과 컵라면의 향기가 그윽합니다.

우리 일행도 명당 하나 차지하고 생탁. 포도주에 산열매주 까지 내놓고 안주와 간식으로 떡. 과일. 건과류. 육포 심지어 산행표 두부김치 까지 한상 마련됩니다. 이렇게 햇빛 찬연한 날에 선명한 산하를 내려다보며 일잔 일병 나누니 신선이 부러우랴 황후도 뒷전인데... 하나 서두를 까닭이 없는 한없이 여유로운 삶의 한 순간.

같은 마음을 품고 유사한 모습으로 함께 채운 이 산정에서 서로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않습니다. 얼큰한 기분. 그래도 긴장감은 버리지 않고 하산을 합니다. 기분이 좋으니 지나치는 산객들에게도 다감한 인사를 그침없이 던지게 됩니다. 그러면 메아리 처럼 돌아오는 더 다정한 답례. 산행길이 더욱 즐겁답니다.

하산을 마감하고 식사하러 포도를 걷는데 갑자기 화급한 발자국 소리. 뭔가가 달려오는데 그건 바로 멧돼지의 도심 출현. 방송에서나 보던 것이 실제 상황으로 재현되었습니다. 아스팔트 길을 황급히 달려 내려가더니 인파의 물결에 다급히 방향을 꺾어 업소안으로 들어가 방황하다가 안절부절 어쩔줄 모릅니다.

급기야는 계곡으로 뛰어내려 산으로 오르려다 철조망 담에 걸려 몸무림을 치는데 순간 오늘 우이동 골짜기에서 산을 찿은 우리 모두들이 멧돼지고기 회식한번 하나하고 기대했었는데 그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철망을 털고 물길따라 산으로 올라가버립니다. ㅎㅎ. 아. 그 아쉬움. 순간이었지만 수육으로 장작 바베큐로 푸짐하게 마련한 상상만의 주연이 흥겹게 벌어졌다 아쉽게 파했었답니다. 하산 후 식사.

하산주가 곁들여지는 산행의 마지막 방점. 멧돼지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 해서 장작구이 오리로 한상 받았습니다. 참나무 향 그윽한 구이로 한잔씩 더하니 이르게 드리우는 산그늘이 더욱 더하게 하는 주탐. 헤하니 바보처럼 웃음이 헤퍼집니다. 구들장의 따사로움이 전해지고 한상두상 차지하고 드는 산꾼들의 높아지는 목소리들이 주변을 채우니 취기는 봄날처럼 나른하게 익어가는 우이동 계곡의 정감어린 풍경이랍니다.


글쓴이
박춘기 - 트레킹여행 전문가
미주 트레킹 여행사는 미국의 심트부인 워싱턴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미주 북미, 중미, 남미 지역에 가장 아름다운 명산과 명산행로를 트레킹 하며 수중 세계가 미려한 캐리비언에서 스쿠바 다이빙과 관광 및 크루저 여행 그리고 미국 대륙 횡단 트레킹 여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많은 트레킹 전문 여행사가 있습니다만 거의가 동남아나 유럽, 중국과 일본 등에 치우치고 있어 미주 쪽의 정보가 부족함을 인지하고 27년간의 미국생활과 그동안의 원정 산행 경험을 토대로 미주 트레킹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미주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혹은 전문 가이드가 없어 망설이셨다면 이제부터는 미주 트레킹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미주 트레킹은 전문 산악 가이드와 함께 건강하고 맛있는 산행을 추구합니다. 인원에 따라, 취향에 따라, 산행 능력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어 드리는 맞춤 트레킹 여행을 제공해드립니다. 식사도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모두 취사가 가능하며 참석하시는 분들의 기호와 식정에 따라 식단을 짜드립니다. 대부분의 숙소는 Cottage나 Cabin 산장 (한국의 팬숀 형태)을 선호하는데 독립숙소에서 참가자들만의 공간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제공해드립니다. 이 또한 호텔이나 콘도 등을 선호하시면 그렇게 해드리는 등 모든 일정을 원하시는 방향으로 맞추어 짜드려서 완벽한 만족과 즐거움을 전 일정 드립니다. 미주 트레킹은 고객 여러분들께 건강한 삶, 풍요로운 삶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제공해 드리고자 늘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는 트레킹과 여행. 언제나 살아가면서 웃음 머금고 꺼내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드릴 것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레면서 함께 떠날 명산 트레킹 여행! 이제 미주트레킹과 함께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