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옐로스톤 트레킹 - 바람의 산정 와쉬번 마운틴 등정
국립공원 옐로스톤 트레킹 - 바람의 산정 와쉬번 마운틴 등정

새들의 합창소리에 모두 기지개를 한껏펴며 산촌의 아침을 맞습니다. 쾌청하고도 산뜻한 아침 기류가 은총처럼 가득합니다. 오늘은 공원 내 유명한 와시번 산을 오르는 일정입니다. 마운트 와쉬번(3122미터)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북동 지역에 위치하는데 엘로스톤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협곡의 서쪽 끝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잘 닦여진 산행로를 따라 정상까지 이를 수 있는데 오르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4~5시간 정도 걸리는 산행입니다.

이 마운트 와시번 산정에는 마운트 세리단과 마운트 홈스와 더불어 공원 내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데 이 곳은 일반에게도 공개되며 이 와쉬번 산정을 오른 하이커들에게 광폭한 서부의 바람을 피하는 셸터로서 그 역할을 합니다. 예측할 수 없이 변덕스런 일기에 태평양을 건너 대륙을 날아온 거센 바람의 산으로 유명한 이 와시번이 오늘 만큼은 저 머나먼 땅 한국에서 서른 여 시간을 달려온 산동무들에게 화답하듯 푸르디 푸은 하늘을 드리워 줍니다.

오늘 처럼 맑은 날이면 저 멀리 그랜드 티톤의 설산봉이 수려하게 그려지고 공원의 남쪽까지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옐로스톤으로 진입하는 입구 5개중 가디너에서 진입하는 북쪽이 유일하게 겨울에도 개문하는 곳으로 스키 매니아들이 많이 찾는데 우리는 웨스트 옐로스톤 지역에 숙소를 둔지라 주로 서쪽 문을 통해 오갑니다. 8자 형태로 된 공원내 관광도로는 거의 25~35 마일이 최대 주행 속도로 제한해 다 둘러 보자면 하루를 꼬박 운전해야 하는 실로 방대한 면적입니다. 운이 좋은지 나쁜지는 길을 나선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무리의 야생 들소인 바이슨들을 만나게 된다면 도로를 점검한 채 한껏 여유를 부리는 이들을 통제할 어떤 수단도 없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왕짜증스러움도 감내해야하는 야생동물의 천국입니다.

마운트 와시번은 1870년 헨리 와쉬번(Henry Washburn)이라는 초기 옐로스톤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짓게 된 산의 명칭으로 불곰과 엘크, 뿔큰양, 늑대들의 흔적을 볼수 있는 곳입니다. 트레일 시작점은 캐년 빌리지와 루즈벨트 타워 정크션의 중간지점인데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Chittenden Road/trail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데 건너편 큰길 고갯마루를 넘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잘닦인 소방도로를 타고 오릐도 합니다. 5월말이나 6월 초부터 정식 트레일이 오픈하여 오르는데 운좋으면 여전히 허허롭게 펼쳐진 하얀 눈을 밟으며 걸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겨울 시즌에도 스키나 스노우슈를 신고 오를수는 있으나 당일치기로 정상을 밟고 내려오기는 힘에 버겁다 할수 있습니다. 그 바람의 땅으로 오늘의 트레킹은 시작됩니다.

폴폴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르는 비포장도로가 정겹게 여겨지는 치텐든 길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넓게 조성된 자연적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릅니다. 500미터 높이의 저만치에 산불 감시 망루가 또렷하게 보이는 오늘의 종착점. 길을 잃을 걱정도 없으니 그저 목표를 향해 오르며 서로 세상사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여유있는 산행만 하면 됩니다. 초반길은 제법 가파라서 깊은 숨 몰아쉬게 하는데 지천으로 피어있는 산꽃들의 환대에 답해주다 보면 어느새 성큼 고갯마루로 올라서 있습니다. 좌우로 펼쳐지는 산군의 정상에는 여전히 흰눈을 이고 있고 거칠게 붓칠을 한 눈의 흩뿌림. 다들 입을 모아 마치 알프스에 온것 같은 착각이 인다고들 합니다.
아직 이곳은 겨울이 가시지 않아 설산 풍경이 주는 스산함 보다는 낮은 곳에 지천인 야생화들의 협찬이 더해지니 한 시공에서 사계절을 다 감상하는 이 생경한 즐거움이 더욱 큽니다. 열심히 앵글에 담기위해 여기저기서 셔터 터치하는 소리가 음률이 되어 전해옵니다. 좌로는 그랜드 티톤의 산군까지도 조망할 수 있고 우로는 옐로스톤의 동북부 지역 장대한 메도우와 산맥을 감상할 수 있어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자연의 상이함을 비교하며 걷는 길이라 힘든 줄을 모르고 오르게 됩니다. 산정에 가까울수록 바람은 더세지고 찬비까지 머금고 불어오지만 한여름의 시작인 6월 중순에 조우한 설산 풍경에 고통마저 무디어진 채 행복한 웃음을 가득 띄우며 마무리 산행을 합니다.

거센 바람이 먼저 달려와 반겨주는 정상. 고도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외로이 서있고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단숨에 조망 셸터로 달려들어 갑니다. 그만큼 바람이 혹독하기 때문입니다. 셸터겸 전망대 안에는 먼저 이른 많은 다양한 민족의 하이커들이 추위를 피하며 점심식사들을 합니다. 우리도 한켠에 자리를 잡고 버너에 불을 지펴 라면을 끓여대며 차갑게 식은 도시락을 데워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진한 음식냄새에 타민족들의 식욕을 자극시키는 송구함을 범했지만 다들 부러워하는 시선을 한껏 즐기면서 정찬을 나눕니다. 함께 하며 같이 나누는 식사이기에 더욱 입맛이 당깁니다. 주린 배를 채우니 그때서야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경들. 360도 조망이 가능한 이곳에서 한바퀴 몸을 돌려 공원을 훑어보니 저마다 지닌 특색을 뽐내기라도 하는듯 다양한 풍경들을 내놓습니다.

어제 방문했던 옐로스톤의 그랜드 캐년도 저쯤에서 길게 누웠고 동쪽 코디 마을로 가는 쪽의 에발란치 산군도 수려하게 드리우고 북쪽 가드너를 향한 산군에는 맘모스 온천이 마음으로 그려지고 남으로는 빙하로 덮힌 티톤 산군의 정상이 아득히 보입니다. 바람이 더욱 거세질수록 모질게 일어나는 향수 같은 애잔함이 토해지는데 머나먼 길 달려온 이 길 끝에 세상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풍경을 마주하니 그 힘겨웠던 기나긴 여정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이 마법같은 치유. 오늘처럼 자연은, 산은 늘 우리에게 그런 기적을 행한답니다.


글쓴이
박춘기 - 트레킹여행 전문가
미주 트레킹 여행사는 미국의 심트부인 워싱턴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미주 북미, 중미, 남미 지역에 가장 아름다운 명산과 명산행로를 트레킹 하며 수중 세계가 미려한 캐리비언에서 스쿠바 다이빙과 관광 및 크루저 여행 그리고 미국 대륙 횡단 트레킹 여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많은 트레킹 전문 여행사가 있습니다만 거의가 동남아나 유럽, 중국과 일본 등에 치우치고 있어 미주 쪽의 정보가 부족함을 인지하고 27년간의 미국생활과 그동안의 원정 산행 경험을 토대로 미주 트레킹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미주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혹은 전문 가이드가 없어 망설이셨다면 이제부터는 미주 트레킹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미주 트레킹은 전문 산악 가이드와 함께 건강하고 맛있는 산행을 추구합니다. 인원에 따라, 취향에 따라, 산행 능력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어 드리는 맞춤 트레킹 여행을 제공해드립니다. 식사도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모두 취사가 가능하며 참석하시는 분들의 기호와 식정에 따라 식단을 짜드립니다. 대부분의 숙소는 Cottage나 Cabin 산장 (한국의 팬숀 형태)을 선호하는데 독립숙소에서 참가자들만의 공간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제공해드립니다. 이 또한 호텔이나 콘도 등을 선호하시면 그렇게 해드리는 등 모든 일정을 원하시는 방향으로 맞추어 짜드려서 완벽한 만족과 즐거움을 전 일정 드립니다. 미주 트레킹은 고객 여러분들께 건강한 삶, 풍요로운 삶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제공해 드리고자 늘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는 트레킹과 여행. 언제나 살아가면서 웃음 머금고 꺼내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드릴 것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레면서 함께 떠날 명산 트레킹 여행! 이제 미주트레킹과 함께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