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로 가는 길. 나비막 빙하 크루저
파타고니아로 가는 길. 나비막 빙하 크루저
파타고니아로 가는 길. 나비막 빙하 크루저
파타고니아로 가는 길. 나비막 빙하 크루저

남미 대륙의 끝이며 지구의 끝. 파타고니아 여정의 시작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거쳐 작은 해안마을 푸에르토 몬트에서 시작됩니다. 그렇게 그리움으로 점철된 시간을 기다려온 파타고니아를 3시간의 비행으로 보기에는 너무 극적이지 않은 것 같아 우리는 크루저를 타고 서서히 감동으로 다가가기를 희망했습니다.

푸에르토 몬트는 독일인들이 이 땅에 터를 잡고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건설한 도시답게 건축물부터 다양하게 독일풍의 맛이 물씬 풍기는데 칠레 최대의 섬이자 관광지로 수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이스터 섬으로 가는 관문이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포구에는 연인들의 동상이 그 옛날 두고 온 정인들과의 기쁨에 겨운 상봉을 기리며 선착장 주변에 만화처럼 건립되어져 있어 사진을 찍으며 함께 그 마음을 공유합니다.

반대편 해안에는 서민들 삶의 애환이 그대로 녹아있는 앙헬모 수산시장이 번성한데 전복, 홍합, 조개 같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값비싼 해산물들이 왕성하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전복 찜을 곁들여 칠로에 섬의 특식인 육해공군 총집합의 쿠란토와 이걸 먹으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는 빠일라 마리나로 점심을 거하게 챙기고 장도의 항해에 나섭니다.

하루 밤을 지새우며 날아와야 하는 머나먼 땅. 인간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최남단. 죽기 전에 한번은 꼭 와봐야 한다는 파타고니아를 보기위해 3박4일 여정의 나비막 빙하크루저에 몸을 실었습니다. 인간의 발길로는 닿기 힘든 곳. 하늘 길과 뱃길로만 접근이 가능한 인류 최후의 낙원 푸에르또 에덴 어촌마을을 지나며 마젤란 해협을 들어서서는 수 만년 켜켜이 쌓아올린 거대한 빙원과 수시로 무너져 내리는 빙하의 붕괴를 관람하며 떠가는 항해. 파타고니아로 가는 길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뱃고동 길게 울리며 항해는 시작되고 거친 태평양의 파도를 헤치며 배는 남극으로 향합니다. 전혀 호화스럽지도 않은 그래서 소박해서 더욱 정겨운 배를 타고 누구나가 다 오랜 친구 같은 동승인 들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다르게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파타고니아로 갑니다. 자연스레 우리의 세월호가 떠오릅니다. 선박 아래층에는 차량 및 화물을 싣고 위에는 승객들을 실은 페리. 영락없는 세월호입니다.

문득 이들의 안전장치는 어떠한가 하는 호기심과 내 기필코 그 차이를 밝혀내리라는 분개심으로 화물칸을 검시관이 되어 둘러봅니다. 모두 튼튼하고 정연하게 고정을 시켜두었는데 승객들이 승선하는 시간 오후 4시 까지 하루를 모두 그 화물 선적에 공을 들인다는 관계자의 설명. 다시 한 번 분노가 치미는 순간입니다. 우리보다 덜 문명화되었다고 눈 아래로 내려다보는 칠레인들도 이러한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대처했나 생각하면 부끄럽기 한량이 없고 다시 한 번 분노가 일었습니다.
이윽고 저녁을 마치고 게으른 하품을 길게 하는데 안내방송에서 안데스의 황혼을 놓치지 말라고 알려줍니다. 갑판으로 나오니 깊은 바다물이 더욱 짙어지는 밤이 다가옵니다. 하루의 안식을 위해 수평선으로 침잠하는 태양에 비낀 안데스의 얼굴. 찬연한 그 빛과 그 노을, 그 색채가 넋을 잃게 합니다. 신비로운 영봉들을 에워싼 구름. 수억 년을 그 자리에 얼어붙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령한 산. 문득 경외심이 우러나옵니다.

오로지 뱃길로만 밟을 수 있는 태고의 고장. 장대한 대자연의 서사시. 해협을 지나면서 서서히 빙하들이 하나 둘 선을 보입니다. 파타고니아의 빙원입니다. 바로 여기쯤인 남태평양 연안에서 발원한 빙하는 칠레를 가로지르고 안데스를 넘어 아르헨티나 까지 이어집니다. 파타고니아 빙하는 남극과 그린란드에 이어 세계 3대 빙하로 정평이 나있으며 100여개의 빙하공원이 있는데 이중 40퍼센트가 3만 년 전에 생성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니 그 장구한 세월의 길이 앞에 인간의 역사를 내놓기가 참 민망스럽습니다.

1520년 11월 28일 포르투칼 출신의 스페인 탐험가인 페르니란도 마젤란은 현재 푸에고 해협 통과에 성공하며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깝게 잇는 역사적인 항해를 하게 됩니다. 그 후 파나마 운하가 건설될 때까지는 소중한 서구 문명의 운반로로 애용되던 역사적 루트였는데 그 길에 우리는 섰습니다. 파타고니아의 관문 푼타 아레나스는 모래톱이란 뜻으로 이곳에는 원주민들을 밟고 서있는 또 다른 얼굴의 정복자 마젤란의 동상이 서있는데 문명의 편리 뒤에 만들어진 정복의 참혹한 역사가 어둡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원어는 이 곳 원주민들의 발이 유난히 커 그 원주민 부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하는데 그 원주민 동상들의 발은 오가는 이들의 잦은 어루만짐으로 인해 닳고 또 변색되어 있습니다. 애처로운 마음에 한번 연민의 손길을 주기도 하지만 .. 그리고 이 마젤란 해협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한 가지가 있으니 살뜰한 부부애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아름답게 살아가는 마젤란 펭귄이 바로 그것입니다. 마젤란 해협 통과 시 목숨을 담보로 오가던 선원들에게는 생긴 모양새가 세일러맨 자신들의 의상과 닮기도 하여 죽은 동료 선원들이 환생한 걸로 여겨왔다는 새 과에 속하면서도 날지 못하는 유일한 바다 새. 9월부터 둥지를 터 6개월을 여기서 살아가는 펭귄부부는 6,7십 센티미터의 크기로 성장하며 철저한 일부일처제로 평생을 일부종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특이하다 합니다.

첫 털갈이 후 무조건 배우자를 만나 분가하여 둘만이 또 가정을 꾸려 한평생을 살아가는 마젤란펭귄. 8시간 간격으로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그때만 이별하고 언제나 곁에 머물러 주는 잉꼬 부부. 먹이사냥 간 동안 아내 펭귄은 남편 펭귄이 무사히 돌아올 때 까지 미동도 없이 선채로 남편을 기다린다하니 참 부러운 생각이 듭니다. 이들이 재회하는 해질 무렵은 하루 중 가장 달콤한 시간으로 그들의 짙은 애무가 남극의 기온을 높인다 합니다. 그런 행복한 저편에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수컷의 목 놓음이 참으로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남극의 밤. 조금 맞지 않는다고 쉽게 남이 되고 헤어져버리는 인간사의 속 좁음을 저 미물들에게서 배우게 되다니...


글쓴이
박춘기 - 트레킹여행 전문가
미주 트레킹 여행사는 미국의 심트부인 워싱턴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미주 북미, 중미, 남미 지역에 가장 아름다운 명산과 명산행로를 트레킹 하며 수중 세계가 미려한 캐리비언에서 스쿠바 다이빙과 관광 및 크루저 여행 그리고 미국 대륙 횡단 트레킹 여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많은 트레킹 전문 여행사가 있습니다만 거의가 동남아나 유럽, 중국과 일본 등에 치우치고 있어 미주 쪽의 정보가 부족함을 인지하고 27년간의 미국생활과 그동안의 원정 산행 경험을 토대로 미주 트레킹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미주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혹은 전문 가이드가 없어 망설이셨다면 이제부터는 미주 트레킹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미주 트레킹은 전문 산악 가이드와 함께 건강하고 맛있는 산행을 추구합니다. 인원에 따라, 취향에 따라, 산행 능력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어 드리는 맞춤 트레킹 여행을 제공해드립니다. 식사도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모두 취사가 가능하며 참석하시는 분들의 기호와 식정에 따라 식단을 짜드립니다. 대부분의 숙소는 Cottage나 Cabin 산장 (한국의 팬숀 형태)을 선호하는데 독립숙소에서 참가자들만의 공간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제공해드립니다. 이 또한 호텔이나 콘도 등을 선호하시면 그렇게 해드리는 등 모든 일정을 원하시는 방향으로 맞추어 짜드려서 완벽한 만족과 즐거움을 전 일정 드립니다. 미주 트레킹은 고객 여러분들께 건강한 삶, 풍요로운 삶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제공해 드리고자 늘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는 트레킹과 여행. 언제나 살아가면서 웃음 머금고 꺼내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드릴 것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레면서 함께 떠날 명산 트레킹 여행! 이제 미주트레킹과 함께 하십시오.